진짜 팬픽계의 레전드...
이거 읽으니까 다른거 읽어볼 엄두가 안나..
계속 곱씹게 되고 유천이랑 준수 잘 살고 있을까 너무 궁금해져ㅠㅠ
이 소설에서 ‘비’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비’와 관련된 씬에서 명장면, 명대사가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자기야, 익숙한게 무서운거야.] 처럼 명대사가 문장으로 기억날때도 많지만 대화와 문장, 배경들이 어우러져서 하나의 장면으로 떠오를 때가 더 많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팬픽을 넘어선 문학임..
—————————1)
“비를 보면 여러 가지가 생각나.”
(중략)
“죽음.”
“…….”
“그리고…….”
낮게 대답한 믹키의 얼굴이 천천히 다가왔다. 키스한다. 직감적으로 알았다. 언제부터인가, 녀석과 하는 키스에 큰 거부반응을 하지 않게 되었다. 임무 수행상의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돌려대기에도 이젠 한계가 있는 수준이라는 건 안다. 하지만.
그리고 너…….
: 캬 모두가 아는 명대사.. 분위기 미쳐버렸다
—————————2)
무언가 75에게 이야기를 하던 믹키가 도중에 조금 휘둥그레진 얼굴을 하고 나를 보았다. 나는 레이디 렌을 약 올리기에 혈안이 되어서, 아무것도 몰라요, 하는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어내고 믹키에게 립스틱만 들이댔다. 잠깐 나와 립스틱을 번갈아 보던 믹키가 곧 아주 녹아내릴 것 같은 얼굴로 웃으면서 그걸 받아 들었다.
“우리 애기 화장이 또 지워졌구나.”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마구 끄덕였더니 이 자식이 좋아 죽겠다는 얼굴이다. 변태같이. 믹키는 대수롭지 않다는 양 흔쾌히 립스틱을 또 내 입술에 직접 발라 주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조금 쪽팔리긴 했지만 상관없다.
“덩치도 산만한 게 어디서 애교야. 재수 없어.”
뒤에서 꿍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믹키가 립스틱을 다 발라주고 나서 내 입술에 또 보란 듯이 뽀뽀라도 할 태세였지만, 녀석의 손이 다가오기도 전에 광속으로 고개를 돌려 레이디 렌을 향해 음흉한 미소를 날려주었다. 헤헹 덩치가산만해도 지금은 내가 믹키의 애인이다. 흐헤헹 약 오르지 아줌마.
: ㅋㅋㅋㅋㅋ나도 믹키처럼 함박웃음 짓게되쟈냐 졸귀탱ㅋㅋㅋ
—————————3)
“손대지 마!!”
“…….”
“정 붙이기 싫으니까 손대지 마, 개새끼야.”
아직도 들끓는 화염 속으로 아랑곳하지 않고 두 손을 뻗어 여자의 늘어진 양 발목을 붙잡고 끌어 당겼다. 손등이 얼얼했지만 상관없었다. 엉망이 된 시체 위로 아직 뜨고 있는 두 눈을 감겨 주었다.
명복을 어떻게 빌어주는지 모르겠다. 성당에서 자랐는데, 기도하는 법도 모른다. 그냥 맞고만 자라서 모르겠다. 도망치면서 자라 와서 알 수 없다.
나는 그냥 바보처럼 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하염없이 울었다. 자신의 부하들에게 버림받고 비참하게 죽은 건 여자인데, 모르겠다. 왜 내가 버림받은 기분이 드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가슴이 너무 아파서 견딜 수 없었다.
: 레이디 렌이 부하들에게 배신 당해죽는 장면. 난 이 장면이 왜이렇게 슬픈지.. 그저 고개 숙이고 서서 눈물만 뚝뚝 흘리는 준수가 상상된다.
—————————4)
“죽음을 앞에 두고 있는 사람보다 더 불쌍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
“…….”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사람이야.”
: 믹키가 지금껏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보여주는 대사. 항상 죽음을 바라보며 살아온 믹키가 너무 가엾다..ㅠㅠ
—————————5)
“마왕은…….”
한 마디를 떼어 놓으면서 하얗고 긴 손가락을 뻗어 내 입술을 만진다. 최면에 걸린 것처럼 정신을 빼놓고 믹키를 보고만 있었다.
“널 항상 지켜보고 있어.”
믹키는 내 입술을 어루만지던 손가락을 떼고, 자신의 입술을 내 오른쪽 귀와 목 사이의 턱 부근에 묻었다. 입술은 여전히 차갑다.
“조심해.”
속삭이는 낮은 목소리가 귓가를 타고 올라와 내 신경을 예민하게 자극시킨다. 뜨거운 입김이 간지러웠다. 믹키는 아주 천천히, 내가 모든 글자를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게 발음하고 중얼거렸다.
“마왕이 널 가지고 싶어 할지도 모르니까.”
: 아 텐션 도랐냐고~~~
맨날 뭐만하면 내기 거는 믹키놈한테 준수가 마왕에 대한 정보 더 주면 키스해준다니까 놀란 믹키.. 낄낄.. 믹키자식 준며들었다거여
—————————6)
믹키는 내 총구의 표적이 된 상태로 아무 말 없이 나를 보기만 했다. 입 밖으로 거칠게 숨을 내뱉었다. 어지럽다. 온 세상이 빗속에 잠겨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쉴 새 없이 내리는 빗줄기로 장막을 두른 어두운 도시에는 인정도 없고, 눈물도 없다.
“흐……으윽…….”
그래서 내가 울었다. 믹키의 얼굴에 대고 겨냥했던 총을 쥔 손을 힘없이 내려뜨리고 울었다. 불쌍한 도시를 위해 울었다. 불행하고 불행한 인간들. 흐느끼다가 결국엔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이 도시에 사는 인간들은 하나같이 다 처참하다.
지옥 같다. 여기가 바로 지옥이다. 그리고 이 지옥을 지배하는 마왕. 모든 불행과 슬픔을 밟고 위에 서 있는 남자.
: 죽은 리양을 본 분노에 찬 준수가 우는 장면.
[불쌍한 도시를 위해 울었다.] 이 문장이 잊혀지지 않는다.
—————————7)
“하고싶은대로?”
되묻는 목소리가 싸늘하게 울려왔다. 나는 지금 죽음과 삶의 경계에 서있다. 하늘이 무너질 것처럼 천장이 내 정수리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간다.
“내가 너한테 어떻게 하고 싶은지 알고 싶어?”
그래. 대답하고 숨을 내쉬었다. 나는 지금까지 그걸 몰라서 외로웠던 것 같거든. 네가 도대체 나를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
“좋아.”
“…….”
“후회하지 마.”
“…….”
“지금부터 내가,”
“…….”
“너만 보면 하고 싶었던 일을 할 테니까.”
: 리양의 죽음으로 더 이상 마왕 찾는 일을 포기하겠다 결심한 준수가 믹키 방으로 찾아가 화내며 날 죽여보라고 하는 장면.
진심 현실 소리 지름... 텐션 캬... 너만 보면 하고 싶었던 일...... 대사 미쳤다고...ㅠㅠㅠㅠㅠ
—————————8)
눈을 깜빡이는 법을 잊어버린 창백한 인형 같았다. 와인이 담긴 잔을 바라보고 있는 믹키의 얼굴은 시간의 흐름을 잃은 것처럼 정교한 모습으로 멈추어 있었다. 숨조차 쉬지 않는 것 같았다.
이것도 꿈인가? 나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와인잔을 향해 고정되어 있는 시선은 여전한 채로, 미간 한 번 찡그림 없이 눈물 같은 것이 흘러 내렸다.
아니야. 눈물이 아닐 거야.
믹키가 눈물을 흘릴 리 없다.
: 첫 관계 후 준수가 자는 사이 눈물 흘리는 믹키.
은편에서 믹키 마음이 나오는데 살고싶어서 울었다한다. 자신은 삶에 미련이 없어야 하는데. 마지막은 자신의 죽음으로써 이 모든걸 끝내야 하는데 너와 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울었다한다. ㅠㅠㅠ눈물만 나온다..
—————————9)
“하나님.”
태어나서 처음으로 신을 찾았다. 성당에서 자라도 신 같은 건 믿지 않았다. 지금도 믿지 않는다. 신은 내게 꼭 너 같다. 너의 존재를 믿을 수가 없는데 부르게 된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신을 찾은 것처럼, 너도 그렇게 부를게.
“박유천.”
: 불타는 화약 공장에서 죽음 직전의 마왕을 구하는 ‘홍염의 연인’이 탄생하는 장면.
—————————10)
두려움의 기색조차 없었다. 거리낌 없이 칼날의 끝을 피하지 않는 의연함 속에서 역설적이게도 너의 깊은 외로움을 보았다.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너의 휴식이 나였으면 했을 뿐이다.
: 칼을 맞고 잠든 믹키를 보며 생각하는 준수. 깊게 빠져버렸다 이거에요ㅠㅠ
—————————11)
“여행은 어땠어?”
말이 없는 두 눈을 마주하고 물었다. 기나긴 꿈과 죽음의 세계를 허우적거리는 기분을 알고있어. 나도 겪었던 일이다.
“외로웠어.”
그래서 네가 나지막이 대답하는 소리에 눈물을 흘렸다.
나도 그랬어.
: 너넨 평생 사랑만해라 짜식들아ㅠㅠㅠㅠㅠ
—————————12)
녀석이 내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댔다. 기도라도 하는 것 같았다. 긴 속눈썹이 다 보이도록 가까이에서 눈을 감고 젖은 입술을 벌려 중얼거린다.
“준수야…….”
너는 내 이름을 남용하잖아.
사랑한다는 고백을 내 이름으로 대신 하지 마. 이 약은 자식아.
: 사랑한다는 직접적인 말이 없어도 이렇게 로맨틱할수 있습니다 깔깔!
—————————13)
우리에겐 아무도 없다.
우리는 신의안에게만 등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세상이 전부 우리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너의 옆에 서는 순간 눈물이 흘렀다.
너에게는 내가 아니면 정말 아무것도 없다.
: ㅠㅠㅠ서로에게 서로밖에 없는 구원서사..
—————————14)
“끝나면 나와 함께 한국에 가자.”
다시 몇 모금 더 들이키려던 움직임이 멈추었다. 하얀 손에 들린 채로 허공에 머문 잔을 보고, 조금 놀란 눈치의 네 얼굴까지 보았지만 나는 더 망설이지 않았다.
“한국에 가서 살자.”
프러포즈는 원래 남자가 하는 거야. 그런 걸로 알고 있어. 그런데 우리는 둘 다 남자니까, 더 멋진 남자가 하는 걸로 하자. 내가 하고 있는 이 제안이 얼마나 굉장한 건지 알고 있어? 내가 어떤 의미를 담아서 말하는지 알고 있냔 말이야, 이 머저리야.
“가서 평범하게 살자.”
“…….”
“무기는 다 버리고.”
“…….”
“남들처럼 살자, 우리도.”
(중략)
“죽음을 바라보며 살지 않고, 매일을 살아가는 거.”
“…….”
“가게를 차리자.”
“…….”
“네가 좋아하는 술을 매일 마실 수 있는 가게.”
“…….”
“그리고 내 동생들을 전부 대학에 보내고.”
“…….”
“좋은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는 것도 볼 거야.”
“…….”
“우리는 다 같이 한집에서 살면서, 한국식 저녁 식사도 할 거야.”
“…….”
“된장찌개랑 흰 쌀밥. 잘 익은 김치.”
“그거 정말 스릴 없는 인생이네.”
웃는 목소리에 애정이 녹아 있다. 앞이 그림자 지도록 상체를 숙인 네가, 고개를 틀어 내 뺨과 턱에 입 맞추었다. 옅은 샴페인의 향이 묻어난다.
“하지만 재미있을 거야.”
“…….”
“우리 둘 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거니까.”
: 그래 너네 너무 치열하게 살아왔어ㅠㅠ 그런거 다 버리고 행복해질 자격 넘친다고ㅠㅠㅠ
—————————15)
새까만 천을 엎어 놓은 것처럼 어두운 마카오 브리지의 밤하늘 아래로, 화려한 조명의 빛들이 별을 대신해 하늘로 쏘아졌다. 반사되어지는 그 빛들은 모든 것을 삼킬 듯이 일렁이는 바다의 수면 위를 눈물처럼 흐른다.
: 리즌님 필력 무슨일... 진짜 수려하다는 말이 딱임..
—————————16)
사랑하는 너는 어둠의 지배자.
지옥에 속하지만 잠식당하지 못한 뜨거운 영혼.
나는 마왕의 연인이다.
: 본편 엔딩의 마지막 문장. 무슨 말이 필요하리까..
—————————17)
너는 비를 피하지 않은 채로 자리에 서서 한참동안 우는 동생을 끌어안고 사과했다. 미안해. 미안해.
사과하지 마.
모자와 양복이 빗줄기를 맞아 젖어간다. 매정하고 창백한 색으로 말라 있던 내 뺨위로 굵은 눈물이 흘렀다. 사과하지 마. 미안하다고 말하지 마.
미안하다고 하지 마요, 아버지.
들고 있던 권총을 놓쳤다. 빗물 고인 진흙탕 위로 떨어지면서 요란한 소리를 냈지만 천둥까지 동반하는 빗소리에 모든 것은 빠르게 묻혀 사라졌다.
사랑해요.
내 손으로 죽인 주제에 이제 와서 미안해요.
검게 젖어가는 너의 등 뒤에 대고, 나는 사랑을 고백했다.
: 그저 맴찢ㅠㅠㅠ 진짜.. 글 읽다보면 장면이 막 상상이 된다니까.. 내가 글을 읽은게 아니라 영화를 본거같다고요...
—————————18)
잠든 너의 곁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순간 눈물이 흘렀다.
살고 싶어서 울었다. 처음으로 삶을 갈망하는 순간 나 자신을 처벌해야 했지만 나는 한참동안 그러지 못하고 울었다.
죽고 싶지 않다.
: 위에 나왔던 그 장면의 믹키 시점... 죽지마 니가 몰 잘못했다고 주거ㅠㅠㅠ
—————————19)
“준수야. 네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두 가지 뿐이야.”
‘자기는 내게 협조할 수밖에 없을 텐데.’
‘…….’
‘첫째. 마왕에 관해서는 나보다 더 자세하게 알고 있는 자는 세상에 없을 테니까.’
‘…….’
‘둘째. 내게 협조하지 않으면, 여기서 살아 나갈 수 없을 테니까.’
처음과 같아. 그때와 소름끼치도록 같다. 하지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너는 더 이상 나에게 그 다정한 눈동자와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 중 어느 하나도 숨길 수 없게 되었다는 것.
“첫째. 여기서 그냥 죽어버리던지.”
알 수 있어. 그건 진심이 아니야. 너는 내게 마음을 숨길 수 없어. 아직 굳어 있는 얼굴을 하고, 천천히 손을 뻗었다.
“둘째. 살고 싶다면 내 정부가 되어서 살아.”
너는 지금 내게 사랑을 고백하고 있다.
맙소사.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살벌하고, 가장 치열하며, 가장 달콤한 고백이었다.
: 모두가 아는 띵장면... 사랑 고백도 참으로 살벌하게 하는 마왕...
—————————20)
침묵하는 나를 달래기 위해 자신에게 남겨진 모든 것을 거는 것처럼, 네가 아직 상처의 후유증이 남은 손을 떨면서 나에게 장미 꽃잎을 선사한다. 움직임에는 머뭇거림이 묻어 있었다.
너 답지 않은 일이었다. 그건 계획되어 있는 일이 아님에 분명했다. 모든 일을 철저히 예측하고 분석하는 너 답지 않았다. 처음에 같은 마술을 보았던 순간의 그 완벽함은 남아있지 않았다. 같은 가식과 가면의 흔적도 없었다.
다친 팔은 경련을 일으키고, 나는 네가 바지주머니 안에 이미 들어있던 꽃잎을 옷소매 안으로 숨기는 움직임을 보았다. 나의 뺨을 쓰다듬고 눈앞에 폭죽처럼 터뜨리는 순간에 소매 밖으로 숨김없이 빠져 나오는 그 꽃잎들을 전부 보았다.
내 앞에 서있는 너는 나에게만 허점을 보이는 사랑스러운 연인. 숨겨진 트릭을 드러내고서라도 나를 붙잡으려는 처연하고 순수한 연인.
: 트릭이니 뭐니를 다 보여서라도 준수를 잡고 싶은 유천... 그들은 트루 럽... 평생 행쇼..!
내용이 긴것도 있지만 문장을 계속 곱씹으면서 봐서 더 오래걸린 마왕...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짜임새, 구성, 감정선, 필력 등이 다 너무 좋아서 나중에 다시 읽고 싶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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